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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든다, 들어간다. 만나는 사람은 줄어들고. 그리운 사람은 늘어간다. 끊어진 연에 미련은 없더라도 그리운 마음은 막지 못 해. 잘 지내니 문득 떠오른 너에게 안부를 묻는다. 잘 지내겠지. 대답을 들을 수 없으니 쓸쓸히.. 그러려니. - 선우정아 '그러려니' 누군가는 말했다. 어느 순간 옛날 노래를 찾아 듣는다면 그게 바로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라고. 요즘 내가 그렇다. 출퇴근하는 차 속에서 옛날 노래를 듣는다. 코요테의 비몽을 듣기도 하고 SES의 너를사랑해를 듣기도한다. 그러다가 랜덤으로 재생하다보면 어느 순간 마음에 훅 들어오는 노래가사를 만나기도 한다. 선우정아 노래가 그랬다. '만나는 사람은 줄고 그리운 사람은 늘어간다.' 나는 나이듦을 조금은 서글프게 정의한 적이 있다. 뭔가를 쌓아가기 보다는 쌓아뒀던 것들을 하나씩..
기자, 그 외로운 직업 알람없이 늦잠이 허락되는 토요일 오후. 느즈막하게 일어났지만 머리가 무겁다. 아스피린 한 알을 물과 함께 털어놓고는 다시 침대에 걸터 앉으니, 온갖 생각이 다 든다. 회식 때 깐족거리던 동료의 뒤통수를 한 대 때리지 못하는 답답함과 같은 말이라도 참 아무생각 없이 내뱉어 후배를 주눅들게 하는 팀장의 말본새도. 이러니 머리가 아프지 하면서 무거운 걸음을 떼면 시작되는 엄마의 주말 잔소리. 부양해야 할 가족이 없음을 감사해(?)하며 누군가의 슬하에 있다는 것또한 감사해야 하리 하고 정신승리를 한 뒤 빵에 잼을 슥슥 발라 먹는다. 기자는 외로운 직업이다. 같은 회사 선배나 동료보다도 어쩌면 타사 선배나 동료들과 더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누게 된다. 그러면서도 오늘 저녁까지 같이 잔을 부딪친 사이의 타사 선배는 ..
퍼스널리티 어떤 주말, 소파에 누워있는데 카톡이 왔다.친분만 있는 모 선배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알리며 모바일 청첩장을 보내왔다.또 다른 어떤 주말.오랜만에 만난 언니가 주말에 만나자고 해서 대충 짐작은 했다.주말엔 항상 연인을 만나던 그녀였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그렇게 결혼을 하고,또 다른 누군가는 6년 사귄 연인과 헤어졌다.각자 살아가는 모습이 그렇게나 다르다.어린나이였을땐 감히, 누구는 행복할 것이고 또 다른 누구는 행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 멋대로 단정 지을 수 있었던 시절.지금은 더 조심스럽고 더 어려워졌다.답은 없고, 그것을 찾아 갈 힘도 없다. 그저 그것은 그의 인생 이것은 이 사람의 인생이지 싶다. 결혼을 한다고 행복한 것도 아니며, 행복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6년 사귄 연인과 헤어졌다고 해서, 불행한..
책을 읽는 행위 당분간은 책을 사지 않기로 했다.읽어야 될 책이 산더미다. 내 방 책상 옆 검은색 2단짜리 책장에는 등 많은 책들이 있다. 아직 두 페이지 조차 펴지지 않은 상태로 있다. 책을 읽는 행위는 나에게 있어서는 일종의 요식행위다. 바쁜 삶에 덩그라니 놓여진 내게 내 스스로 쥐어주는 행위.읽을 책을 생각하고, 고르고, 펼치고, 읽는 그 모든 것이 그렇다.특히 어느 조용한 동네의 조그만 독립서점에라도 방문하는 날에는 그날이 제일 즐겁다.행복과 고요함, 풍요로움을 잔뜩 옷깃에 묻히고 다시 회사로 향할지라도. 커피를 타서 마시는 것도 그렇다.마실 커피를 고르고(블랙 또는 믹스), 뜨거운물을 준비하고 살짝 부은 다음 한 컵 가득 얼음을 채우는 그 순간이 좋다.가끔 사람은 멍때릴 필요도 있고 생각을 비울 필요가 있다는데..
누구를 위한 소비인가 습관적으로 쉬는 휴일이면 네이버쇼핑탭을 검색한다. 수많은 쏟아지는 상품들.. 사실 그 소비공간에서 나는 나도 모르는 순간에 지갑을 열기도 한다. 마치 뭔가에 홀린 것처럼 말이다. 그러다보면 월급은 순식간에 절반이되고 3분의 1이 되다가 결국엔 마이너스로. 하지만 이런 소비가 나쁘지만은 않다고 느끼게 된건 고강도의 노동 뒤다. 성인이 된 뒤로 매일같이 나는 아니 우리는 소비를 한다. 내 감정을 상사에게 소비하고 내 에너지를 업무에 소비하고 내 웃음을 동료들에 소비한다. 그렇게 힘든 한나절이 흐르면 내 시간을 회식에 소비하고 내 간을 알코올에 소비하고, 마침내 모든것을 '소진'한다. 그렇게 소비된 내 영혼을 탈탈 털어갔으니 이제 채울일만 남은 것인데, 이게 여간해선 채우기 힘들단 말이다. 그러다보니 휴대폰이..
책꽂이의 책 내 방 책꽂이에 있는 책들은 몇 권쯤 될까. 우선 건넌방에 있는 것들관 별개로 내 방에 오롯하게 모아둔 책들만 살펴보면 대략 50권 될 것 같다. 근데 이 중에서 제대로(곱씹어) 읽은 책은 몇권일까. 아마 3분의 1도 안될거 같다. 지금 당장 내 방 책장에 있는 책들만 제대로 읽어도 내 독서능력은 늘어날 것 같다. 지금 당장 눈에띄는 제목들만 봐도 전부 주옥이다. . . . 독서노트겸 글쓰기를 계속 이어가야지.
자고 일어나면 대개 10개중에 8개는 풀려있다. 다시말해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는 것. 오늘밤까지 끙끙대며 해결하지 못한 일이 있었더라도 일단자자 하고 자고일어나면 마음이 편해진다. 안되는 걸 붙잡고 스트레스만 받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파이이야기 내 방 분홍색 4단 책장 맨 위에는 '얀 마텔'의 원서가 꽂혀있다.이책이 내 손에 들어온건, 어렴풋한 기억만 남아있지만, 아마도 2005년쯤일거다.당시 학교에서 원어민 선생님과의 마지막 수업이 끝나고 다들 짧은영어나마 손짓발짓 섞어가며 선생님과 작별인사를 하고 있었다.나도 그들 사이에서 아쉬움을 뒤로한채 마지막으로 있는 영어 없는 영어를 전부 짜냈다.그리고 웬일인지, 혹시 '책을 추천해 줄 수 있겠냐'고 물었다.그랬더니 그 선생님은(사실 지금 그녀의 이름조차 기억이 나질 않는다..) 잠깐 기다리라며, 이따 집에 가기전에 자신의 책을 주겠다고 했다.뜻밖의 제안에 나는 하교하기 전 그녀에게 갔고, 그녀는 파이이야기 외 몇권을 건넸다. 지금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 외 한 권 더 있었던 것 같다.잘 읽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