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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책을 읽는 행위


당분간은 책을 사지 않기로 했다.

읽어야 될 책이 산더미다. 

내 방 책상 옆 검은색 2단짜리 책장에는 <군주론> <악마는 법정에 서지 않는다> 

<자기만의 방> <내가 사랑한 첫 문장> <쓰기의 말들> 등 많은 책들이 있다. 

아직 두 페이지 조차 펴지지 않은 상태로 있다.


책을 읽는 행위는 나에게 있어서는 일종의 요식행위다. 

바쁜 삶에 덩그라니 놓여진 내게 내 스스로 쥐어주는 행위.

읽을 책을 생각하고, 고르고, 펼치고, 읽는 그 모든 것이 그렇다.

특히 어느 조용한 동네의 조그만 독립서점에라도 방문하는 날에는 그날이 제일 즐겁다.

행복과 고요함, 풍요로움을 잔뜩 옷깃에 묻히고 다시 회사로 향할지라도.


커피를 타서 마시는 것도 그렇다.

마실 커피를 고르고(블랙 또는 믹스), 뜨거운물을 준비하고 살짝 부은 다음 한 컵 가득 얼음을 채우는 그 순간이 좋다.

가끔 사람은 멍때릴 필요도 있고 생각을 비울 필요가 있다는데, 나한테는 커피를 타는 그 순간이 그런 듯 하다.

언젠가 지인은 내게 말했다. 

"커피를 타놓고 왜 다 마시질 않아?"

그럴때마다 "커피를 타서 마시는 건 내겐 요식행위야"라고 말할 수도 없지만,

몇년 간 반복하다보니 이제 굳이 상식적으로 이해하려고 들지않는 것 같다.


다시 책 얘기로 돌아와서 ,어제밤까지 읽다 만 책은, 만화책 <너는펫>이다.

소재가 신박하고 말도안되지만 일종의 개연성이 있는, 이 만화책은 친구가 추천해주고 수년전에 직접 빌려주기까지 한 것인데 길고 긴 추석연휴를 맞아 드디어 펼쳐본 책이다.

총 아홉 권인데, 지금까지 3권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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